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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
  • 이 가을에 웬 철쭉?

  • 작성자 : 이*양 작성일 : 2024-03-29 조회수 : 42

                                                                이 가을에 웬 철쭉?

 

광주푸른꿈창작학교 정문에 들어서면 왼쪽 운동장가에 철쭉 군락지가 있다. 봄이면 봄 정취를 물씬 풍겨 오가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곳이다.

그런데 깊어 가는 가을인 지금 철쭉꽃이 피었다.

그야말로 이 가을에 웬 철쭉?

사람이 변하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살아가다가 갑자기 착하게 살려고 애를 쓰거나 혹은 갑작스레 새로운 변신을 시도할 때 농담처럼 하는 말이다. 아니면 사람이란 본디 변하기 어렵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도 사용하고, 늙어서 죽을 때가 되어 착해지는 모습을 보고도 쓰는 말이기도 하다. 이 말은 변하는 건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기도 하고, 이전의 삶이 별로 바람직하지 않았다거나 이제 죽을 때가 다 되어 간다는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로도 사용하는 듯하다.

그렇다. 변하는 것은 바람직하고 좋은 경우도 있지만 안 좋은 경우도 많다.

우선 음식도 변하여(발효 등) 좋은 것도 있지만 음식이 변하면(쉬거나, 썩거나) 못 먹게 되어버린다. 특히 음식이 변하면(상하면) 음식 자체도 문제이지만 이 사실을 모르고 먹기라도 한다면 식중독 등 큰 탈이 날 것이 뻔하여 사람에게까지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

또 옷도 변하면 입을 수 없게 된다. 해지거나 빛이 바래거나 하여 모양이나 색상이 변하면 제 기능인 옷으로서의 역할을 못할 뿐 아니라 그 옷을 입은 사람까지 인상을 흐리게 할 수 있다.

집도 변하면 즉 헐거나 낡거나 부서지면 집 나름의 구실을 못할 것은 당연하고 사람이 살 수 없는 공간이 되고 말 것이다.

마찬가지로 날씨도 변덕이 심하면 온갖 동식물들이 적응하여 살아가기가 어렵다. 요즘 날씨가 그렇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에서 사상 최고 기온과 산불이, 중국에서 대홍수가, 유럽에서도 대홍수와 산불이, 시베리아에도 최고 온도를 기록하여 빙하가 녹아내리는 등 날씨(기후)의 변화가 잦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이 변화는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여 급기야 인류 멸종을 예고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찌금 우리는, 인류는 산이 불바다로 변하고 바다가 해안을 범람하여 지형이 변하고, 하늘이 변하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이른바 천지가 나날이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코에 모여 제26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6) 회의를 통해 이 변화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대응책을 논의하게 된다. 111일부터 12일까지의 회의가 우리 인류의 삶과 죽음의 갈림길을 선택하는 운명적인 결정을 하게 된다. 각국의 지도자들이 모여 말 잔치만 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것을 청년, 시민들은 외치고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게 보인다.

각국의 정상들만 바라보며 뒷짐 지고 구경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당장 우리학교 교정에 핀 가을 철쭉꽃이 우리의 상황을 절박하게 예고하고 있다. 지금 뭔가 해야 한다고.

그래서 광주푸른꿈창작학교는 지난 8월부터 연수와 토론 등의 과정을 거쳐 준비해 온 제로웨이스트 선언식을 다짐으로 하게 되었다.

 

푸른꿈 그린 선언문

 

오늘날 우리는 무분별한 탄소배출과 자연 착취로 생태계가 무너지고 생명다양성이 파괴되어 기후위기환경오염이라는 생태적 대 위기를 맞이하였다. 이에 우리는 세계시민으로서 책임을 공감하고, 말 뿐이 아닌 삶 속에서 쓰레기 없는 생활을 실천하며 행동하고자 푸른꿈기후비상을 선언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이 푸른꿈을 그리는 다짐을 선언한다.

 

푸른꿈 그린 다짐

 

하나. 우리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인다.

하나. 우리는 올바른 분리배출에 힘쓴다.

하나. 우리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인다.

하나. 우리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인다.

하나. 우리는 물과 전기 등의 에너지를 아낀다.

하나. 우리는 친환경 교통수단(자전거) 이용에 힘쓴다.

 

나의 편함은 모두의 불편, 나의 변화는 모두의 행복.

 

2021. 10. 27.

 

광주푸른꿈창작학교

 

이제 우리는 학생, 학부모, 이웃 주민들과 함께 오늘부터 다짐을 실천하는 가운데 멸종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자신과 인류를 지키는 수호천사가 되기로 마음을 다져 본다.

교정에 핀 철쭉꽃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 나아가 지속가능한 지구의 생명을 지켜내려는 절실한 마음의 다짐을 새롭게 해 본다.

봄날에 철쭉이 피어 마을 축제를 학생들과 더불어 즐길 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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