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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
  • 초심불망(初心不忘)으로 줄탁동시

  • 작성자 : 이*양 작성일 : 2024-03-29 조회수 : 34

                                                                초심불망(初心不忘)으로 줄탁동시

- 광주YMCA 100주년 선언문을 준비하는 마음을 돌아본다

이계양(광주푸른꿈창작학교 교장, 광주YMCA 100주년선언문 위원장)

 

광주YMCA100주년을 맞았다.

100주년 선언문을 준비하면서 그 초심(初心)을 생각했다. 초심(初心)이란 무슨 일을 시작할 때 처음 품는 마음으로 그 속에 새로운 다짐과 사랑과 순수와 열정과 겸손과 기원이 응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초심불망 마부작침(初心不忘 磨斧作針). 당나라 이태백이 공부를 포기하고 하산 중에 한 노파가 도끼를 바위에 갈고 있었다. "도끼를 갈아서 어디에 쓰려느냐?"고 물었다. "이걸 갈아서 바늘을 만들려고 한다"고 노파가 대답했다. "그 큰 도끼를 간다고 바늘이 될까요?"라고 되물으니 노파가 "그럼,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다면"이라고 대답했다. 이태백은 깨달은 바가 있어 다시 입산하여 열심히 공부하여 당대 제일의 문장가가 되었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초심을 잃지 않고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뜻이다. 가장 지혜로운 삶은 영원한 초심자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말도 새겨두었다.

혹시 초심을 잃었다면 그것은 교만해지기 시작했다는 뜻이리라. 사랑과 열정이 식기 시작했고 겸손히 배우려는 마음을 상실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창립 100주년을 맞은 광주YMCA는 그 초심을 살피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았다. 우리가 무엇을 이루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위험한 때이고. 그때 점검해야 할 것이 초심이다. 우리 인생의 위기는 초심을 상실할 때 찾아오기 때문이다.

광주YMCA의 초심은 YMCA 목적문에 명시되어 있다.

광주YMCA초심이자 종심은 하나님 나라 건설이다. 이를 위해 함께 배우고 훈련하고,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하여 일하며, 민중의 복지 향상과 민족의 통일 그리고 새 문화 창조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100년이 지난 오늘도 똑같이 힘들게 배우고 훈련하고 일하고 이바지해야 한다.

이제 광주YMCA100년을 맞으면서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보았다. 지난 100년의 역사에 기대어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100년을 향하여 비상할 것인가. 힘들겠지만 우린 마땅히 비상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 YMCA는 회원운동체로서 유지전문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다. 비상하는 데는 혼자 힘으로는 안 되는 까닭이다.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다. 쭉쭉빨 줄(), 쪼을 탁(), 한가지 동(), 때 시() 즉 안과 밖이 동시에 힘을 기울여 만들어내는 성과를 일컬어 줄탁동시(啐啄同時)라 한다. 어미닭이 알을 품어 20일쯤 되면 알 속에서 병아리가 밖으로 나오려고 힘겹게 껍질을 빨고 쪼면() 그 소리를 들은 어미닭이 밖에서 껍질을 부리로 쪼아() 깨뜨려 병아리가 쉽게 나오도록 도와준다. 이 두 동작이 동시(同時)에 이루어짐으로써 병아리 부화가 완성된다. 학교에서 학생과 교사, 병원에서 환자와 의사, 가정에서 아내와 남편, 자녀와 부모, 기업에서 노동자와 사용자 사이에 꼭 필요한 가르침이다.

100년이 된 광주YMCA도 마찬가지다. 2020100주년에 맞춰 안에서는 전문지도자들과 유지지도자들이 쪼고, 밖에서는 유지지도력들과 시민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쪼는 줄탁동시의 마음으로 광주YMCA의 초심인 목적문으로 돌아가 초심불망 - 초심을 잊지 않고 다시 기억하고 되새기며 100주년을 맞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이후로도 오래오래 처음 마음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광주YMCA 100년을 맞으면서 줄탁동시때맞춰 안에서 쪼고 밖에서 동시에 쪼면 좋겠다는 마음에 공감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지난 한 세기를 성찰하는 마음을 담아 초심을 회복하고, 회복한 온(100의 고어) 마음으로 100년 너머를 바라보며 새로운 시대적 가치이자 소명인 환경과 생태계의 보전 그리고 포용과 존중으로 생명평화가 넘실대는 하나님의 나라를 함께 꿈꾸는 마음을 담고자 했다.

또한 이 선언이 구두선에 그치지 않고 광주YMCA의 운동과제가 되어 실천력을 담보할 수 있도록 우리는 한다라는 다짐을 두기로 하였다. 유기적공동체를 의미하는 주어와 단정적인 서술어를 사용하여 결연하고 확고한 신념의 발로임을 명확하게 하고자 하였다.

다시 100주년 선언문을 통해 함께 줄탁동시 해야 할 우리는 한다를 되새겨본다.

 

“ ~ 이제 새로운 백년을 맞이하여 지난 한 세기를 성찰하며 창립 초기의 역사적 책임의식과 신앙의 열정으로 젊은이와 사회적 약자들에게 활기를 불어넣고 정의로운 시민사회의 성숙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아가 심각한 기후위기, 사회 갈등과 차별이 지구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음을 깊이 새기면서 환경과 생태계를 보전하고 포용과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생명평화의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한 5가지 약속 우리는 한다운동을 실천하기로 다짐한다.

우리는 한다

하나. 우리는 모든 생명을 사랑한다.

하나. 우리는 기후위기에 앞장서서 대응한다.

하나. 우리는 사회약자와 늘 함께 한다.

하나. 우리는 서로 다름을 존중한다.

하나. 우리는 정의와 평화를 추구한다.”

 

광주 Y가 이제 101살이 되었다.

나이가 들면 두 가지 마음에 시달린다. 그게 후회와 염려라고 본다.

광주Y100년을 맞으면서 그간에 잘못한 것들이 마음에 거리낌과 후회가 되었고, 100년 너머를 내다보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등 염려도 있었다. 후회와 염려로 아무 일도 못하고 망칠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까가 문제요 과제라고 보았다. 그것이 초심불망이요, 줄탁동시라고 여기며 100주년 선언문을 준비하는 마음의 바탕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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