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꽃이 피었어요
개나리꽃이 피었어요 (2021.3.23.)
지난 해 9월,
광주푸른꿈창작학교에 부임하자마자 개나리를 심었습니다.
운동장을 빙 둘러서
그리고 울타리가에.
한 뼘 남짓한 길이의 개나리를.
그런데 글쎄,
한 뼘 키의 가는 막대기 같은 개나리 줄기에서
노란, 햇병아리같은 꽃이 피어났어요.
지난 겨울의 추위를 잘 견디고
모두가 힘겨워하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맑게 노오란 꽃이 피어났어요.
어떤 줄기에선 단 두 송이가, 또 세 송이가, 네 송이가.
날마다 인사합니다.
안녕, 나의, 아이들의 푸른꿈이
송이송이 노랗게 피어났구나.
고마워. 이렇게 살아주어서.
감사해. 살아서 만나게 되어.
사랑해. 꽃으로 피어나주어서.
우리 아이들과 노란 꿈이 무르익어
내년에 더 무성하게 노란 꿈으로 피어나자.
세상을 쪼끔만 더 노랗게 만들어보자.
한 뼘만 더 말갛게 만들어보자.
광주푸른꿈창작학교에 개나리꽃이 피었어요.
운동장에,
울타리에
교실에
교무실에
노오란, 티 없이 맑은 푸른꿈이 피어나고 있어요.
한 송이, 또 한송이
오늘도,
또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