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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
  • 3월 생일 잔치를 열다

  • 작성자 : 이*양 작성일 : 2024-03-29 조회수 : 33

3월 생일 잔치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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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푸른꿈창작학교 전 교직원이 교무실에 모였다. 3월 중에 생일이었던 한 분 선생님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의 등교 지도가 0850분에 예정되어 있어 케이크 점화, 축하 노래, 생일자의 감사 인사 그리고 케이크 나눔 등 짧은 시간에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진행되었다.

생일을 맞은 선생님은 전 교직원의 축하에 쑥스러운 표정으로 혼자 받기에 너무 큰 축하라며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음료를 준비하셔서 나누도록 하였다.

누군가의 축하를 받는 일도 기쁜 일이지만 누군가를 준비하여 축하해 주는 일은 더 기쁜 일이다. 누구나 축하를 받고자 하지만 아무나 받을 수 없는 것은 축하해 주는 사람이 아무나 축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생일을 맞은 선생님이 축하의 마음을 소중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분이어서 좋고, 광주푸른꿈창작학교 교직원들이 축하해 줄 마음을 가진 분들이어서 더 좋다.

 

이 아침에 생일잔치를 보면서 생일을 귀 빠진 날이라 말하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

왜 굳이 귀 빠진 날인가.

입 빠진 날, 눈 빠진 날, 코 빠진 날이면 안 되는가.

그 이유는 산모(産母)의 출산 과정에 있다.

아이를 출산할 때 머리부터 세상에 나오게 되는데 이마 부분이 나올 무렵에 산모의 고통이 절정에 달한다고 한다. 이때가 조산사들이 더 힘 주세요라고 주문하게 되는 시간이다. 태아는 머리가 어깨너비보다 넓고 크기에 일단 이마를 거쳐 귀가 보이면 가장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순산하게 된다. 일단 귀가 빠져나오면 몸통과 다리는 순조롭게 따라 나오게 되니 출산은 다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그래서 생일을 이출일(耳出日) 즉 귀가 세상 밖으로 출생한 날이라고도 한다. 귀가 빠지는 순간은 산실에 들어가며 댓돌 위에 벗어놓은 신발을 다시 신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를 만큼 산모인 어머니의 목숨을 건 생사 갈림의 순간과 맞닿아 있음을 이 아침에 상기하게 된다.

 

나는 결혼한 이후부터 내 생일은 부모님께 감사드리는 날이라고 여기며 그렇게 지켜왔다. 지금은 부모님이 이 세상에 안 계셔서 마음으로 생일을 지킬 수밖에 없는 내 처지가 안타까워서 귀빠진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이리라. 다행히 장모님이 살아계셔서 아내의 생일이 되면 음식을 준비하여 장모님을 찾아뵙고 감사드리는 날로 지킬 수 있어 감사하다.

 

어머니께서 생사를 건 결과로 귀빠진 날을 맞으신 3월에 생일을 맞으신 선생님께 소중한 목숨값을 고이 지키고 높이길 기원하는 마음과 축하의 마음을 전해 드린다.

아울러 소중한 목숨을 위해 극한의 고통을 감내하신 우리 모두의 어머니, 아버지께 감사의 마음을 드리고 새기도록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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